목욕탕이 사라지는 나라, 사우나가 유산이 된 나라: 세계 목욕 문화 비교
동네 목욕탕은 줄고 있다. 전국 목욕장업은 2003년 9,919곳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6,012곳까지 내려왔다. 같은 시기 핀란드는 사우나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렸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 땀을 내는 관습을 두고 나라마다 다른 것은 온도가 아니라 규범이다.
- 한국 목욕장업은 2004년 처음 폐업이 개업을 앞질렀고 이후 순감이 계속됐다. 서울은 2025년 510곳으로 1995년 정점 대비 71퍼센트 줄었다.
- 일본 센토는 2025년 1,562곳이다. 1968년 17,999곳에서 9할이 감소했다. 그런데 사우나 붐으로 시장 매출은 늘었다.
- 핀란드 사우나 문화는 2020년 12월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인구 약 550만에 사우나가 320만 개다.
- 독일 사우나는 나체 이용이 규범이고 혼성이 표준이다. 한국 목욕탕과 같은 나체 문화인데 성별 규범이 정반대다.
목차
뜨거운 물에 들어가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나
이 질문에 답한 연구는 대부분 핀란드에서 나왔다. 사우나가 생활인 나라에서만 대규모 추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부 핀란드의 중년 남성 2,315명을 중위 20.7년 추적한 코호트 연구가 대표적이다. 주 1회 사우나를 하는 군과 비교했을 때 주 4~7회 하는 군의 급사 위험이 0.37로 낮았고, 치명적 관상동맥질환과 심혈관질환, 전체 사망에서도 같은 방향의 경향이 관찰됐다. 2018년에 나온 남녀 포함 코호트 연구에서는 주당 횟수가 늘수록 심혈관 사망 위험이 임계값 없이 선형으로 감소했다.
여기서 조심할 대목이 있다. 이 연구는 관찰 코호트이고 사우나 습관은 시작 시점의 설문 한 번으로 측정됐다.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편집자 주는 사우나를 자주 한 남성들이 왜 더 오래 살았는지 알 수 없다고 명시했다. 고온 자체 때문인지, 이완하는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그런 여유가 있는 생활 자체 때문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우나가 심장병을 막는다고 쓰면 틀린다. 자주 사우나를 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았다는 관찰 기록이 있고, 인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몸을 씻고 관리하는 관행에 붙은 근거가 어디까지인지를 다른 주제에서 확인한 사례도 있다. 입냄새를 없애는 방법에 무엇이 확인돼 있나에 정리했다.
안전 관행으로 널리 안내되는 것은 단순하다. 음주 전후에는 하지 않는다. 한 번에 10분에서 20분 사이로 한다. 어지럽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즉시 나온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 임신 중이거나 건강 문제가 있으면 먼저 상담한다.
나라별 목욕 문화 비교
| 국가 | 대표 형태 | 성별 구성 | 착의 | 특징적 행위 |
|---|---|---|---|---|
| 한국 | 목욕탕, 찜질방, 세신샵 | 성별 분리 | 나체 | 세신 |
| 일본 | 센토와 온천, 사우나 특화 시설 | 성별 분리 | 나체 | 냉수탕과 외기욕 |
| 핀란드 | 가정과 공공 사우나 | 가족 단위, 시설별 상이 | 상황에 따름 | 뢰윌뤼, 돌에 물 붓기 |
| 튀르키예 | 하맘 | 시간과 구역으로 분리 | 페슈테말 | 케세로 각질 제거, 거품 마사지 |
| 독일 | 테르멘과 사우나 | 혼성이 표준 | 나체 | 아우프구스 |
표: 나라별 목욕·사우나 문화 비교. 착의와 성별 규범이 나라마다 가장 크게 갈리는 항목이다.
한국: 사라지는 중
KR숫자가 분명하다. 전국 목욕장업은 2003년 9,919곳으로 가장 많았다. 당시 인구 4,800만 기준으로 4,800명당 한 곳이었다. 2004년에 개업 639곳, 폐업 725곳으로 처음 폐업이 앞섰고 그 뒤로 순감이 이어졌다. 2008년에 9,000곳 선이, 2013년에 8,000곳 선이, 2018년에 7,000곳 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2022년 기준 6,012곳이다.
서울만 떼어놓고 보면 더 급하다. 2025년 영업 중인 곳이 510곳으로 1995년 정점 대비 71퍼센트가 줄었다. 감소가 몰린 시기는 세 번이었다. 외환위기 무렵, 찜질방 붐이 꺼진 2000년대 중후반, 그리고 코로나19 기간이다. 2006년 한 해에만 서울에서 118곳이 문을 닫았고, 코로나 3년 동안 서울에서 242곳이 사라졌다. 이 시기에 동대문 스파렉스와 용산 드래곤힐스파, 이태원랜드까지 폐업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1995년 117곳에서 23곳으로 줄어 감소율이 가장 컸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목욕장업 기타로 분류되는 세신샵과 스크럽숍 같은 소규모 업장이다.
원인으로는 보일러 연료비와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지목된다. 28년을 운영한 서울 중구의 한 사우나는 누적 적자 4억 원에 이르러 폐업을 예정했다. 더 긴 배경은 목욕 방식 자체가 탕에서 샤워로 옮겨간 것이다.
이 변화를 시설 감소로만 읽으면 절반만 읽은 것이다. 목욕탕은 정해진 시간에 같은 주민이 만나던 접점이기도 했다. 세신이 목욕탕에서 1인 숍으로 옮겨가는 중이라는 사실이 그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준다. 같은 행위가 남는데 같이 있던 사람들이 없어진다.
일본: 시설은 줄고 매출은 늘었다
JP일반공중욕장, 즉 센토는 2025년 1,562곳이다. 정점이었던 1968년 17,999곳에서 9할이 사라졌다. 매년 5퍼센트 정도 줄고 있어 10년 뒤에는 1,000곳을 밑돌 가능성이 지적된다.
센토는 공중욕장법으로 관리되고 도도부현이 요금 상한을 정한다. 수도요금 감면 같은 우대도 있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폐업 요인으로는 가정 욕실 보급, 후계자 부족, 시설 노후화, 대형 슈퍼센토와의 경쟁이 꼽힌다.
그런데 시장 규모는 반대로 움직였다. 2025년도 매출은 1,200억 엔 전후로 전망되는데, 크게 줄었던 2020년도 883억 엔에서 3할 넘게 늘어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고령 단골 중심이던 고객층이 젊은층과 가족으로 넓어졌고, 오토로우류나 배럴 사우나 같은 설비에 투자한 곳은 멀리서 오는 손님을 새로 만들었다.
수익 환경은 나빠졌다. 원유가와 인건비가 오르면서 2024년도에는 네 곳 중 한 곳이 적자였고 2025년도 이익 수준은 전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용자 수는 또 다르게 움직인다. 2024년도 조사에서 사우나 이용자는 1,648만 명으로 전년 1,779만 명에서 약 131만 명 줄었다. 감소분은 대부분 연 1회에서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가는 라이트층이다.
시설은 줄고, 매출은 늘고, 이용자는 줄었다. 셋 다 사실이다. 사우나 붐이 목욕 문화를 살렸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이 세 숫자에 다 들어 있다.
핀란드: 등재된 것은 건물이 아니다
FI핀란드 사우나 문화는 2020년 12월 17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올랐다. 핀란드의 첫 등재 종목이다.
규모가 특이하다. 인구 약 550만에 사우나가 약 320만 개다. 유네스코 등재문은 550만 인구에 330만 개로 적어 두 수치가 조금 다르다. 핀란드인 약 90퍼센트가 주 1회 이상 사우나를 한다.
경험의 핵심은 뢰윌뤼다. 달군 돌에 물을 부어 올라오는 증기를 가리킨다. 사우나는 전통적으로 신성한 공간, 자연의 교회로 여겨졌다. 전기식이든 장작이든 연기식이든 적외선이든 방식 사이에 위계는 없다는 점이 등재 설명에 들어 있다. 전승은 주로 가정에서 이뤄진다.
무형문화유산은 보통 사라져가는 것을 지키는 제도다. 그런데 핀란드 사우나는 인구의 열에 아홉이 매주 하는 일이다. 등재된 것은 건물도 시설도 아니고 습관이다.
튀르키예: 케세와 텔라크
TR하맘은 로마와 비잔틴의 목욕 문화에서 출발해 오스만 시기에 독자적인 양식으로 완성됐다. 흐르는 물을 강조하는 이슬람 목욕 문화가 로마의 공중목욕 체계와 결합한 형태다. 이스탄불에는 15세기에서 17세기 사이의 하맘이 여러 곳 남아 있다.
구조는 세 부분이다. 옷을 벗고 쉬는 냉실, 몸을 적응시키는 온실, 증기와 뜨거운 물이 있는 열실. 열실 중앙에는 데워진 대리석 platform인 괴베크타시가 놓인다.
순서는 이렇다. 페슈테말이라는 면 랩을 두르고, 케세라는 거친 장갑으로 각질을 벗기고, 올리브유 비누로 만든 거품 마사지를 받고, 물로 헹군 뒤 휴게실에서 차를 마신다. 이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이름이 따로 있다. 남성 담당은 텔라크, 여성 담당은 나티르다.
한국 독자에게는 케세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태리타월이 하는 일과 같다. 세신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고, 튀르키예에는 그 직업의 이름까지 남아 있다.
독일: 나체를 혼성으로
DE독일 사우나는 대부분 텍스틸프라이, 즉 나체 이용을 규범으로 하고 혼성이 표준이다. 여성 전용 시간대나 요일을 따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배경으로는 자유신체문화 전통이 지목되고, 수영복을 금하는 이유는 위생과 전통 양쪽으로 설명된다.
아우프구스라는 의례가 있다. 사우나마이스터가 정유를 섞은 물이나 얼음을 달군 돌에 붓고 큰 타월을 휘저어 열기를 방 안으로 밀어 보낸다. 시작한 뒤에는 들어가거나 나가지 않고, 끝나면 박수를 친다.
한국 목욕탕도 나체다. 그런데 철저히 성별로 나뉜다. 독일은 나체를 혼성으로 공유한다. 같은 벗는 문화가 정반대의 규범 위에 서 있다.
이 절은 1차 자료가 아니라 안내성 자료에 기댔다. 그래서 시설 수 같은 수치는 넣지 않았고 이런 규범이 있다는 수준까지만 적었다.
처음 가는 사람을 위한 최소 에티켓
공통되는 것부터 정리하면 짧다. 들어가기 전에 비누로 씻는다. 벤치에 앉을 별도의 타월을 준비해 피부가 나무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대화는 줄이고 응시하지 않는다. 촬영하지 않는다.
나라별로 갈리는 것은 착의와 성별이다. 독일에서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면 규범에서 벗어난다. 튀르키예 하맘에서는 페슈테말을 두른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나체이지만 성별이 분리된다.
자주 묻는 질문
자주 묻는 질문
사우나가 건강에 좋은가요?
자주 사우나를 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았다는 관찰 연구가 핀란드에서 나왔다. 다만 관찰 연구이고 인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논문이 실린 학술지의 편집자 주도 고온 자체 때문인지 이완하는 시간 때문인지 알 수 없다고 적었다.
몇 분이 적당한가요?
널리 안내되는 관행은 한 번에 10분에서 20분 사이다. 어지럽거나 몸이 좋지 않으면 시간과 무관하게 나온다. 음주 전후에는 하지 않는다.
독일 사우나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도 되나요?
대부분의 시설이 나체를 규범으로 한다. 강제할 수는 없지만 에티켓에서 벗어난다. 여성 전용 시간대를 운영하는 곳이 많으니 부담스러우면 그 시간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세신은 한국에만 있나요?
아니다. 튀르키예 하맘에서 케세라는 거친 장갑으로 각질을 벗기는 절차가 같은 일을 한다. 담당자 이름도 따로 있어서 남성은 텔라크, 여성은 나티르라고 부른다.
- Laukkanen T, Khan H, Zaccardi F, Laukkanen JA. Association Between Sauna Bathing and Fatal Cardiovascular and All-Cause Mortality Events. JAMA Internal Medicine, 2015
- Redberg RF. 편집자 주, JAMA Internal Medicine, 2015
- Kunutsor SK, Laukkanen T, Laukkanen JA 외. BMC Medicine, 2018
- UNESCO 무형문화유산. Sauna culture in Finland (2020)
- 핀란드 정부, 교육문화부, 문화재청 발표 자료 (2020.12.17)
- 한국일보.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기반 전국 목욕장업 현황 분석
- 시사저널. 서울 동네 목욕탕 감소 관련 보도
- 전국공중욕장업생활위생동업조합연합회 집계, 도쿄상공리서치 정리
- 데이코쿠데이터뱅크. 센토 업계 동향조사
- 일본사우나총연구소. 일본 사우나 실태 리포트 2025
- 튀르키예 관광청(goturkiye.com). 전통 하맘 안내
- 독일 사우나 에티켓 안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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