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 심할 때 뭐가 진짜 듣나: 참는 것은 의학이 권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생리통의 1차 치료는 NSAID와 호르몬 피임약이다. 캐나다산부인과학회 지침은 생리통이 자주 정상화되고 치료가 부족하다고 본문에 적었고, 치료가 진단 확정을 기다릴 이유도 없다고 못 박았다. 참는 것은 의학이 권하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찜질 같은 온열요법도 57개 시험 메타분석에서 진통 효과가 지지됐다. 나라마다 다른 것은 치료법이 아니라 그 약에 닿는 경로다.

요약
  • 원발성 생리통은 가임기 여성의 최대 90%가 겪고, 최대 15%는 활동 제한이나 결근·결석에 이를 만큼 심하다.
  • NSAID의 효과는 35개 무작위 시험 메타분석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15~25%는 NSAID로 거의 완화를 얻지 못하며, 약이 안 듣는 것 자체가 다음 단계를 상담할 근거다.
  • 온열요법은 57개 시험(5,359명) 메타분석에서 NSAID와 비슷한 진통 효과를 낼 수 있으면서 안전성은 더 우수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 한국의 사전피임약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산다. 규제기관 스스로 과학적으로는 반대 분류가 타당하다고 적어둔 상태다.
목차
이 고민,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생리통은 왜 생기나

원발성 생리통은 골반에 별다른 병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통증성 생리 경련이다. 생리통이 있는 여성은 프로스타글란딘 수치가 높고, 이 물질이 자궁을 수축시켜 통증을 만든다. NSAID가 1차 치료인 이유가 여기 있다.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차단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규모는 통념보다 크다. 가임기 여성의 최대 90%가 영향을 받고, 최대 15%는 증상이 심해 활동 제한이나 결근·결석에 이른다. 그리고 원발성과 구분해야 하는 이차성 생리통이 있다.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같은 원인 질환이 뒤에 있는 경우로, 이 구분이 뒤의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절로 이어진다.

무엇이 검증되었나

SOGC 지침 제345호(2025)가 이 주제의 기준 문헌이다. 첫머리의 문장이 이 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생리통은 청소년과 여성이 흔히 겪는데 자주 정상화되고 치료가 부족하다. 치료 개입은 특정 진단의 확인에 달려 있지 않으며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 "원래 그런 것"이라는 말이 의학적으로 틀렸다는 근거가 지침 본문에 있는 셈이다.

1차 치료는 두 갈래다. NSAID의 효과는 35개 무작위 대조시험 메타분석으로 확인됐다. 다만 51개 임상시험 리뷰에서 18%의 여성이 NSAID로 거의 또는 전혀 완화를 얻지 못했다고 보고했고, 문헌 전반에서 이 실패율은 15~25%로 잡힌다. 개별 NSAID 사이에 통증 완화나 안전성의 우월성 근거는 거의 없다. 어떤 약을 쓸지보다, 듣는지 안 듣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NSAID로 완화되지 않거나 쓸 수 없거나 피임이 필요한 경우에는 호르몬 피임이 유효한 방법이다. 복합경구피임약이 가장 많이 연구됐고, 패치와 링, 주사, 레보노르게스트렐 자궁내장치도 인정된다. 투여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는 보고도 있다. 장기간 연속 투여하는 방식이 28일마다 휴약하는 주기적 투여보다 월경통을 겪는 일수를 줄였다는 것이다. 이런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까지가 이 글의 몫이고, 어떤 방식이 맞는지는 진료실에서 정할 일이다.

그리고 찜질이 있다. 2025년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57개 무작위 시험, 5,359명을 포함했는데, 온열요법이 NSAID와 비슷한 진통 효과를 낼 수 있으면서 안전성 프로파일은 더 우수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배를 따뜻하게 하라는 오래된 조언이, 이 주제에서는 근거가 붙은 통념이다. SOGC 지침도 온열 패드와 패치, 고빈도 경피신경자극(TENS), 경혈 자극, 생강 보충을 보조 치료로 들었다. 다만 근거의 강도와 확실성은 제각각이라는 단서(조건부, 낮은 확실성)가 붙는다.

나라별로 어떻게 다른가

치료법은 국제적으로 같다. 갈리는 것은 그 약, 특히 호르몬 피임약에 닿는 경로다.

국가사전 경구피임약 접근제도의 특징근거 수준
한국일반의약품,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입응급피임약은 반대로 전문의약품. 규제기관 스스로 과학적 타당성과 어긋난다고 인정한 분류규제기관 결정(보도)
일본처방 필요. 같은 성분이 목적에 따라 OC와 LEP로 갈림피임 목적은 자기부담, 월경곤란증 치료 목적은 보험 적용학회 가이드라인
미국오필 1품목만 처방 없이 구입, 나머지는 처방 유지2023년 첫 OTC 승인. OTC 제품은 보험 미적용FDA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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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약국은 열려 있고 진료실은 멀다

KR

한국에서 사전피임약은 일반의약품이다.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고, 20년 넘게 그래 왔다. 반대로 응급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라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는 사전피임약이 전문의약품, 응급피임약이 일반의약품인 조합이 일반적인데, 한국은 그 반대다.

이 분류에는 이력이 있다. 식약처는 2012년 6월 국제 기준에 맞춰 재분류하는 안을 발표했다가 사회적 논쟁으로 유예했고, 전국 6,500명을 3년간 조사한 뒤 2016년 5월 현행 분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결정문에 담긴 단서다. 식약처는 과학적으로는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나 그간의 사용 관행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규제기관이 스스로 과학적 타당성과 현행 분류가 어긋난다고 인정한 채, 그 분류가 10년째 유지되고 있다. 응급피임약을 처방에 묶어둔 이유로는 오남용 우려가 제시됐다.

생리통 이야기로 돌아오면, 접근이 열려 있다는 것과 치료로 이어진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약을 사기는 쉬운데 아프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구조에서, 생리통 목적의 복용이 진료 없이 자가 판단으로 이뤄지기 쉽다. NSAID가 안 듣는 15~25%에 해당하는지, 이차성 원인이 있는지는 약국 계산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일본: 복용 이유를 묻는 제도

JP

일본에서 저용량 필은 목적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뉜다. 피임 목적의 경구피임약(OC)은 자비 처방, 그러니까 전액 자기부담이다. 그런데 배합되는 호르몬의 종류와 양이 OC와 동일한 제제가 월경곤란증이나 자궁내막증에 따른 통증 개선을 적응증으로 별도 승인되어 있고, 이쪽은 보험이 적용된다. 이를 저용량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배합제(LEP)라 부른다. 일본산과부인과학회와 일본여성의학학회가 공동 편집한 가이드라인이 이 구분의 표준 문헌이다.

순서도 뒤집혀 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승인 신청된 경구피임약은 월경곤란증 등의 치료에 쓰이던 여성호르몬 배합제에서 함량을 줄인 것이었다. 치료약이 먼저 있었고 피임약이 나중에 왔다.

같은 약이 복용 이유에 따라 이름과 값을 바꾼다. 피임을 위해 먹으면 자기부담, 생리통을 위해 먹으면 보험. 제도가 복용 이유를 묻는 구조이고, 묻지 않고 파는 한국의 약국 접근과 정면으로 대비된다. 대신 이 구조에서는 생리통으로 필을 먹는 사람이 반드시 진료실을 거친다.

미국: 2023년에야 열린 문

US

미국은 2023년 7월 13일에야 처방 없이 쓰는 경구피임약을 처음 승인했다. FDA가 승인한 오필(노르게스트렐 0.075mg, 프로게스틴 단일 성분)이 그것이고, 미국 역사상 처방 없이 매일 복용하는 경구피임약의 첫 사례다. 승인은 자문위원회 공개 회의를 거쳤고,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생식 보건 접근성의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판매는 2024년 3월 온라인과 대형 소매점에서 시작됐다. 다른 경구피임약의 다른 제형과 용량은 계속 처방으로만 이용 가능하고, OTC 제품이라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보도됐다.

접근성의 순서가 통념과 반대라는 것이 이 절의 요점이다. 의료 접근이 넓다고 여겨지는 미국에서 첫 OTC 경구피임약이 2023년에 나왔고, 한국 약국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팔리고 있었다.

세 나라를 겹치면 이렇게 정리된다. 같은 약을 두고 한 나라는 관행으로 열어두었고, 한 나라는 복용 목적을 물어 보험과 자기부담을 가르고, 한 나라는 한 품목만 최근에 열었다. 어느 설계에도 공짜는 없다. 열어둔 나라는 진료 없는 복용을, 묻는 나라는 문턱을, 늦게 연 나라는 그동안의 공백을 값으로 치렀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 진통제가 안 듣는다. NSAID로 완화되지 않는 경우가 15~25%이고, 약이 안 듣는다는 사실 자체가 다음 단계를 상담할 근거다.
  • 치료를 미룰 이유가 없다. 지침은 치료 개입이 특정 진단의 확인에 달려 있지 않으며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 이차성 원인의 가능성.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경부 협착이 흔한 원인이고, 병력과 골반 검사, 경질초음파로 평가한다.
  • 호르몬 배합제를 복용 중이라면 혈전증 의심 증상을 알아둔다. 갑작스러운 복통, 흉통이나 호흡곤란, 심한 두통, 시야·언어 이상, 한쪽 다리의 심한 통증이나 부종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응급 진료를 받으며, 진료 시 해당 약을 복용 중임을 알린다.
  • 수술적 개입은 최적화된 약물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이차 원인이 강하게 의심될 때만 고려된다.

자주 묻는 질문

자주 묻는 질문

피임약을 생리통 때문에 먹어도 되나요?

호르몬 피임은 NSAID와 나란히 지침이 인정하는 1차 치료다. 피임 목적이 아니어도 치료 목적으로 쓰인다. 일본은 아예 같은 성분을 월경곤란증 치료약(LEP)으로 따로 승인해 보험을 적용한다. 다만 어떤 제제와 방식이 맞는지, 혈전 위험 요인은 없는지는 진료를 통해 정할 문제다.

진통제가 안 듣는데 제가 이상한 건가요?

아니다. 문헌 전반에서 NSAID로 거의 완화를 얻지 못하는 비율이 15~25%로 잡힌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다. 이 경우 지침이 가리키는 다음 단계는 참기가 아니라 호르몬 치료 상담과 이차성 원인 평가다.

찜질이 정말 효과가 있나요?

57개 무작위 시험을 모은 2025년 메타분석은 온열요법이 NSAID와 비슷한 진통 효과를 낼 수 있으면서 안전성은 더 우수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생리통 통념 가운데 드물게 근거가 붙은 쪽이다. 다만 근거의 확실성은 낮음으로 평가됐다.

얼마나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나요?

아픔의 크기보다 신호로 판단하는 편이 낫다. 진통제가 안 듣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생리 기간 밖에도 아프거나, 일상이 멈출 정도라면 진료 대상이다. 지침의 입장은 분명하다. 치료는 진단 확정을 기다리지 않는다.

출처
  1. Guideline No. 345: Primary Dysmenorrhea, SOGC,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Canada (2025)
  2. Heat therapy for primary dysmenorrhe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MC12876241 (2025)
  3. Combined oral contraceptive pill for primary dysmenorrhoea, Cochrane Database Syst Rev, CD002120 (2023)
  4.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for dysmenorrhoea, Cochrane, CD001751 (2015)
  5. Dysmenorrhea, Merck Manual Professional Edition
  6. Opill(0.075mg 노르게스트렐) 처방 없는 경구피임약 승인 발표, 미국 FDA (2023)
  7. OC·LEP 가이드라인 2020년도판, 일본산과부인과학회·일본여성의학학회 (2020)
  8. 식약처 피임약 재분류 결정 보도, 데일리팜·메디칼타임즈·한국경제 (2016)
b-side 편집팀

보건기관·학회·전문의 단체 자료를 먼저 보고, 나라별 관행은 관행으로만 적습니다. 상업 판매 페이지는 출처로 쓰지 않습니다.

의료 면책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NSAID와 호르몬 제제의 사용 여부와 방식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정한다. 각국 사례는 그 지역의 제도를 서술한 것이고 특정 제품을 권하지 않는다. 의료 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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